집 찾아온 백구 리암

실종되었다가 5일만에 집을 찾아온 백구 리암, 임(시)보(호) ----> 임(종)보(호)가 되기까지.

보호소 봉사활동을 하던 중, 유독 눈에 띄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낯선 저를 경계하는듯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어느새 조용히 다가와 자신을 만지라며 머리로 툭툭 손을 건드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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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리암이는 산책도 같이 나갈수 없을 정도로 다리를 절고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리 수술을 받았고 회복하는 동안이라도 임시보호 할 곳이 필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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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유난히 눈에 밟히던 리암이를 임시보호 하기로 결정했고, 6주동안의 단기 보호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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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강아지와 함께 지내는 생활. 어설프기 짝이 없던 저와 함께하느라 고생한 리암. 그래도 우리는 호흡을 맞춰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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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 들었지만 1인 가구 직장인인 저는 리암이를 너무 외롭게 할것 같았어요. 더 좋은 곳에 입양가기를 바라며 보호소로 다시 돌려보내려 마음을 다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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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임보종료 D-2. 이제 제법 다리를 딛고 걸었던 리암이. 재활을 돕기 위해 60층의 계단을 함께 오르고 집으로 돌아오던 그날. 갑작스레 나타난 오토바이에 놀라 리암이 줄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깜짝놀라 앞만보고 전속력으로 달려간 리암이는 어디로 갔는지 찾을수가 없었어요. 보호소에 연락하고, 수색 도움 요청이 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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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에서 리암이를 돕겠다는 봉사자분들이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으로 손과 발과 마음을 내주셨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제보가 없던 나날들. 그렇다해도 리암이일지 모르는 가능성을 붙잡고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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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확실한 리암이 제보가 있었던 3일차. 심지어 리암이가 잡혔습니다. 하지만 경계심이 가득했던 리암이는 묶여있던 줄을 죽을 힘을 다해 끊어내고 다시 도망갔어요.

그렇게 3일간 리암이를 성가시게 했을 리드줄을 끊어내고, 4일차에 또 다른 곳에서 발견된 리암이. 이번에는 네임택을 바닥에 떨어뜨린채, 또 다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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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5일차 되던날 자정, 수색을 계속하던 봉사자님으로부터 제보 전화가 왔는데, 목격 장소가 저희집 근처 공원이었습니다.

바로 달려가 수색을 돕고 있던 중, 또 한통의 전화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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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하고 오피스텔에 붙여둔 전단을 보고 전화주신 것이었어요. 집이 있는 2층까지 올라와, 막다른 길에 막혀있는 리암이를 데리고 들어와 펑펑 울었습니다. 기쁨과 안도의 눈물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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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벌써 3년 전의 일입니다. 저는 비록 리암이를 평일 10시간 넘게 외롭게 하고 있지만, 나머지 시간에는 최대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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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이는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놨고, 저도 리암이의 견생을 완전히 바꿔놨습니다. 서로에게 행복한 방향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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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느끼는 행복을 다른 곳에도 전해주고 싶어요. 리암이와 같은 유기 동물들이 얼마나 예쁜 반려견이 될 수 있는지 이번 산타독 활동을 통해 더욱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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