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군에는 초록 목줄을 한 채 유기된 이름 없는 강아지가 있었습니다.
어미 개 없이 비슷한 또래 강아지들과 함께 발견된 강아지는 보호소로 이동되었고, 작은 견사장에서 수 많은 강아지들과 함께 공고 종료일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유기견이 많아 새로운 유기견이 들어오면 안락사가 바로바로 진행되는 보호소에서 한달의 시간이 지나던 어느 날, 포인핸드 공고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던 저는 “이 작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해주세요”라는 게시글을 발견했습니다. 그 게시글에는 초록 목줄을 한 강아지를 포함해 얼룩덜룩 시골 강아지들이 일주일 후에 안락사가 된다는 것 과 임시보호처를 구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당시 강아지를 입양하기 전 임시보호에 대해 알아보고 있던 저는 첫 눈에 반해버린 초록 목줄의 강아지를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렇게 게시글을 작성한 게시자분과, 함양 보호소에 연락을 하여 강아지에 대한 정보와 현재 상태 등을 전달 받고 안락사 예정이던 주에 강아지를 바로 데리러 가기로 하였습니다. 강아지를 데리러 가기 전까지 보호소장님은 여러번 재차 확인하시면서 “지금은 공고 사진보다 조금 더 커서 여러번 입양 취소를 당했다. 정말 데려가는 거 맞냐?”며 물었습니다. 제가 입양 문의를 하기 전에 온 2-3번의 입양 문의 모두 조금 더 큰 강아지의 모습을 보고보호소에 방문 했다가 입양 의사를 철회하였다고 합니다.
당시 보호소장님께서 보내주신 강아지의 사진입니다
.
제 눈에는 공고 사진보다 조금 더 커진 것 말고는 똑같이 사랑스러운 강아지였기에 새벽부터 서울에서 함양까지 케이지와 간식을 들고 떠났습니다. 기차, 버스, 택시를 타고 6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 보호소에 도착했습니다.
직원분께서는 강아지가 있는 견사장으로 저를 데려가셨고, 그 곳에는 맹렬하게 짖는 강아지들과 만져달라 낑낑거리는 강아지들이 참 많이 있었습니다. 그 사이 겁먹고 구석에 쪼그리고 곁눈질로 저를 쳐다보던 강아지의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 강아지를 소중히 안아 케이지에 넣기까지 발버둥 한 번 안 치고 얌전히 기다려주었습니다.
겁먹어서 침을 줄줄 흘리고 떨지만 얌전히 기다리는 강아지에게 너무 미안하고 얼른 편한 곳에서 쉴 수 있게 하기 위해 미리 연락해둔 이동 봉사자님과 함께 차를 타고 집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혹시나 이동 전에 마신 물 때문에 배가 차거나 멀미를 할까봐 중간 중간 휴게소도 들리며 왔지만 강아지는 얌전히 제게 안겨 자꾸만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누나가 날 구해준거야?”라고 말하는 것 처럼요.
.
그렇게 도착한 저희 집에서 임시 보호를 하는 동안 불러줄 이름이 필요했고, 그렇게 함양의 초록 목줄 강아지는 탄이가 되었습니다.
탄이는 단 하루만에 임보 누나에게 마음을 열어주었고 미리 준비해준 장난감과 쿠션들을 콩콩 치면서 집 탐색에 나섰습니다.
접종도 모두 마치고 누나와 같이 잠을 자고 산책하는 방법을 배우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방법들을 배우면서 입양 준비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임보 기간 중 단 한 번의 입양 문의 이후 더 이상의 입양 문의는 없었고, 결국 6개월간 고민 끝에 임보 누나의 가족이 되었답니다!
지금도 여전히 겁이 많지만 처음보다 몸무게와 다리 길이는 두배가 되었고 산책 후 시원한 우유를 마시는 걸 좋아하는 멋진 강아지로 성장하였습니다. 또 유치원도 다니고 매일 시원한 집에서 맛있는 밥을 먹고 신나게 노즈워크하며 누나들과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강아지 사진을 남기면서 산타독 봉사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겁쟁이여도 괜찮아.”의 3개의 댓글
사랑스러운 탄이. 평생 가족의 울타리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 견주님도 행복하세요~!
표정이 너~ 무 이쁘게 달라졌네요
함양에서 상경한 탄이. 행복하기를.. 산타독 가서 달려보자
탄이와의 인연이 감동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