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농장 구조견, 사람을 위해 산을 타다.

3년 전 이맘때였습니다. 계양산에 있는 불법개농장이 발견되었고 많은 시민들이 분노하였습니다. '세상에 식용견이 없다'는 신념 하나로 국내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개농장에 모여 폐쇄시위를 하고, 뜬장을 철거하고, 보호소를 세웠습니다. 그렇게 아크보호소가 설립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우리 로코를 그 곳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로코는 사람에게 잡아먹힐뻔했지만, 사람 덕분에 살 수 있었고 이 고마움을 산타독을 통해 갚고자합니다.

 로코가 태어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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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같은 낭만적인 이름을 쓰고싶지 않습니다. 로코는 ‘롯데불법개농장’이라고 알려진 계양산 속 뜬장에서 태어났습니다. ‘식용견’따위의 이름으로 음식물쓰레기를 먹으며 자랐습니다. 겨울엔 추위를 피할 어떠한 조치도 없이 매서운 산 속 칼바람을 온몸으로 견디며 자랐고, 여름엔 손바닥만한 그늘도 없이 뜨거운 태양볕을 털옷을 입은채 버텼습니다. ‘육질’을 좋게한다는 이유로 조그만한 뜬장에 로코와 친구들 여러마리를 쑤셔넣었습니다. 그로인해 우리 로코는 친구들의 공격을 피하지 못해 꼬리가 잘려나갔습니다. 작은 뜬장에서 땅 한 번 밟아보지 못한채 그곳이 세상의 전부인양 구겨져 살았습니다. 이 잔인한 곳이 바로 로코가 태어난 곳입니다.

 

식용견? 아니 반려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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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는 사람들이 잡아먹기 위해 태어난 강아지입니다. 그러나 ‘세상에 식용견은 없다.’는 신념 하나로 전국 그리고 해외에서 많은 봉사자 분들이 모였고, 뜬장을 철거하였습니다. 이들은 폭우가 쏟아지는 날임에도 우산 하나 없이 장비를 들고 견사를 세웠습니다. 견사를 철거하라는 지역공무원의 방해공작에 끄떡않고 비닐하우스를 세웠습니다. 아크보호소는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250아이들을 살릴 수 있었고 현재 100마리 이상이 가족을 만났습니다. 국내 1호 시민보호소 국내1호 누렁이보호소 아크보호소는 세상에 식용견은 없다는 것을 증명해나가고 있습니다.

 

 로코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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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은 유기견보호소에 가서 봉사를 해봐야지!라며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간 곳이 아크보호소였습니다. 막상 가보니 그 곳은 유기견이 아니라. 유기된 적도 없는, 한 번도 사람의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는, 사람을 무서워하는 그런 누렁이들을 보호하는 곳이었습니다.

보호소에 들어가자마자 누렁이들은 죽어라 짖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짖음의 의미를 알 수 없어 겁 먹었지만, 이 아이들은 이내 울타리에 붙어 애정을 갈구했습니다. 그 사이 구석에 숨어 덜덜 떨던 아이가 로코였습니다. 처음 로코를 봤을 땐 30kg대 아이들 사이서 유난히 작아보였던 로코는 작고 이쁘니까 금방 입양갈 수 있는 아이였습니다. 그랬던 로코는 구조된지 3년이 지난 최근까지도 입양을 못 가고있었습니다.

 산책을 무서워했던 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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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보호소의 누렁이들은 2년이 넘은 시간 그리고 많은 봉사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견사 밖을 두려워했었습니다. 개농장의 아이들은 뜬장을 벗어나면 도살행이었기에 그 트라우마는 아직도 누렁이들의 발목을 붙잡았습니다. 견사 밖에선 꼬리가 터져라 흔들어대던 아이들이 밖만 나서면 똥오줌을 지리곤 했습니다.

로코는 구조된지 2년이 넘어서야 첫산책을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두려움에 똥오줌을 지리던 다른 아이들과 달리 로코는 늦지만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을 뗏습니다. 산 속에서의 로코의 모습만 믿고 도시에 와보니, 로코는 쏟아지는 인파에 겁먹고 수시로 걸음을 멈추고 구석에 숨으려 하였습니다.

 

산책을 즐기는 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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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에서의 모습과 다른 모습에 저는 온갖 유튜브를 섭렵했고, 훈련사님의 수업을 받기도 했습니다.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로코의 산책실력은 쉬이 향상되지 않았습니다. 안 걷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통에 새벽 늦은 시간에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였고, 23kg 강아지를 번쩍 안고 다니며 주변의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대체 왜 안 걷는거냐며 땅바닥에 주저앉아 대답없는 말싸움을 벌이기도하고, 강도높은 훈련에 행인의 잔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매일을 그렇게 로코와  하루에 네시간을 로코 산책에 투자하였고 이제는 산책을 즐기는 당당강쥐가 되었습니다.

임보의 꽃말은 임종까지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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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소 인스타그램에는 로코가 출국하기 전까지 단 한달만 임보해달라는 임보요청글이 올라왔었습니다. 나는 강아지를 키워본 적도 없고, 나는 1인가구며, 나는 원룸에 거주하고있는데 괜찮을까? 스스로가 판단하기에 자격미달이지만 로코의 견생역전을 위해 힘쓰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무모하게 임보문의를 넣었습니다.

이해할 수 없게도 임보문의는 저 뿐이었고 그렇게 임보를 시작하게되었습니다. 로코는 산책만 못했을 뿐 완벽한 집강아지였습니다. 처음보는 노즈워크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했고, 단 몇번의 교육으로 앉아 엎드려와 같은 훈련에 성공했으며, 자동차를 타고 외출하는 것도 금방 적응했습니다. 간식도 처음 먹어보는 고급간식에 겁내하였지만, 또 금방 적응하여서 이제 간식달라고 앞발로 툭툭 치기도합니다.

로코와 함께하는 한달이 너무 짧다고 아쉬워하던 즈음에 로코의 출국은 취소되었고, 그 이후로도 입양신청과 취소가 반복되었습니다. 계속되는 이별준비와 안도감 그리고 원망에 지친 저는 임종까지 보호하기로 로코와 약속하였습니다. 이제 제 손으로 로코 앞길에 꽃을 뿌려주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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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언제부터 산타독을 준비했는가?

? 태어났을 때부터요!


“개농장 구조견, 사람을 위해 산을 타다.”의 9개의 댓글

  1. 계양산 사건은 많은 반려인들 아니 국민들 공분을 샀었죠. 로코 사랑받아 마땅합니다. 산타독 함께 하게 이 이야기 많이 퍼뜨려주세요. 사지 않고 입양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는지를 알려주세요. 로코 꼭 보자:)

  2. 세상에 식용견이 어디있습니까?
    이세상에 올때 이미 이 아이들은 인간들의 반려견으로 친구로 왔는데 인간들의 탐욕으로 식용이란 이름을 붙인것이죠.
    로코를 비롯한 입양간 아이들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네요.
    이나라 개식용이 법으로 금지되는날이 이제는 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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